중년 남성 절망 친구 딸 돌잔치 초대받을수록 멘탈 깨짐

중년 남성의 복잡한 감정: 친구의 딸 돌잔치 초대와 멘탈의 무게

 

최근 들어 친구들로부터 딸의 돌잔치 초대를 받는 일이 잦아졌다. 보통 이런 초대는 즐거운 일이고, 기쁜 순간을 나누는 자리여야 하지만, 내 마음은 그럴 여유가 없다. 연일 밤새 고민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왜 이렇게 마음이 무거워지는지 생각해보니,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얽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돌잔치는 단순한 파티가 아니다. 이제 갓 태어난 아이가 1년을 무사히 살았다는 축제이자, 부모의 노력을 찬양하는 자리다. 이 무렵 면밀히 살펴보면, 모든 초대는 친구들의 행복을 축하하는 최고의 순간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나의 기분은 달랐다. 매번 초대를 받고, 내가 어떤 모습으로 그 자리에 가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그들의 축하와 행복 속에서 나의
  비참한 현실이 더욱 부각되는 것 같다.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것이 있다. 친구의 아이가 첫 생일을 맞이하는 기쁨을 누리며 자리에서 웃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나와 나의 가족에 대한 고찰이 동시에 일어난다. 지금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내 가족에게는 어떤 기쁨이 있는지 되묻게 된다. 일로 바쁜 하루하루 속에서 놓쳐버린 것들이 있지 않은가, 혹은 누락된 것들이 있는 것은 아닌가. 저절로 이런 의문이 턱하니 올라와 멘탈을 무너뜨리게 된다.


자신의 아이에게 돌잔치를 해주고 싶었던 날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럴 여유와 기회를 빼앗기고, 친구들의 축제 속에 초대받을 뿐이다. 축하의 자리에 함께하는 만큼 마음속 불안과 고통이 계속해서 쌓여간다. 그런 현실이 자꾸만 의식하게 되고, 결국에는 더욱 우울한 감정으로 전이된다.


그렇게 나의 마음속에는 복잡한 감정의 몽우리들이 생기는 것이다. 기쁜 자리에 축하의 사연,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볼 때, 그 뒤에 숨겨져 있는 나의 불행이 자꾸만 떠오른다. 기쁜 표정을 지으려 하되, 가슴 속은 저 멀리 벗어난 불행이 수시로 나를 괴롭힌다. 더 심각한 것은 그 불행이 아무런 해결책 없이 계속해서 나를 따라다닌다는 것이다.


이런 감정은 직장 내 스트레스와 개인적인 문제들이 결합해 더욱 악화되고 있음을 스스로 깨닫는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과중한 업무는 차츰 나의 에너지를 갉아먹고, 결국 소모된 나를 집으로 이끌어다. 귀가 후에도 그날 있었던 일들,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 담긴 행복한 순간들을 떠올리며 자괴감이 찾아온다.


어느 날, 친구의 돌잔치에 참석하면서, 단순한 고난의 연속이 아닌 이 모든 것이 삶의 일부라는 것을 깨달았다. 친구의 기쁨을 나누며 이 자리에서 자신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행복을 축하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자리 값을 다시 되찾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나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서서히 회복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중년의 위기를 느꼈다. 누구나 같은 길을 간다. 내 안의 불안과 절망을 직면하고, 그것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나아가려 한다. 결국, 나도 언젠가 누군가의 돌잔치에 사랑과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주인공이 되리라는 희망을 잃지 않으려 한다. 이러한 가슴 깊은 고백이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